아래 질문의 답은 대학교를 졸업하였을 당시인 2015년의 이우용의 답과 현재 2022년의 이우용의 답으로 나누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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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영역에 대한 당신의 첫 시작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2015, 2022 동일): 중학교 2학년에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과 남들과는 다른게 하고 싶은 가벼운 결정이 지금의 제가 디자이너로 있게 된 첫 시작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제가 되고 싶었던 것은 일러스트레이터이었던 것 같다. 현재의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첫 시작점이 되어준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들었던 박우혁 선생님의 '타이포그라피' 수업 때문이었다. 제한된 몇몇 글자를 여러 폰트, 여러 크기로 출력하여 일일이 자르고 붙이며 글자의 기본을 배웠던 고전적인 타이포그라피 수업 방식에 흥미를 느꼈고 이 때부터 어렴풋이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방향을 잡고 공부하였던 것 같다.


타이포그라피 수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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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교에서 어떤 전공을 하였으며, 재학기간은 어떻게되나요?

2015: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 2008년 3월 ~ 2015년 2월
2022: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 2008년 3월 ~ 2015년 2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시각디자인과 2022년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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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며 마음에 드는 작품을 어디서 보며, 이를 어떻게 모으나요?

2015: 당시 pinterestbehance가 막 떠오를 때이고, 인터넷에 작업을 올리는 회사가 별로 없었다. 하여 인터넷보다는 오프라인 환경에서 더 질 높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저학년 때는 학교 선배들이 모은 자료를 외장 하드나 usb를 통하여 공유 받은 뒤 나에게 맞추어 다시 정리하였다. 고학년이 되면서는 대부분의 자료를 책과 잡지를 통하여 모았다. 책의 경우에는 주제별로 질 톺은 최신 작품들을 모은 원서가 많이 나왔고, 잡지는 당시 CA에서 해외 최신 작업들을 자주 소개하였기에 이를 구독하고 스크랩하였었다.
2022: 3~4년 전만 하여도 pinterest나 behance를 통하여 레퍼런스 리서치, 스크랩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당 사이트에 수많은 자료들이 업로드, 누적되며 작품 퀄리티의 차이가 심해지며 좋은 자료를 찾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pinterest나 behance는 종종 들어가 보는 정도이고 주로 instagram에 팔로우한 계정의 작업, 혹은 좋아하는 디자인 회사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료를 모은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 정도 brandnew에 들어가 최신 글들을 읽는다. 월 정액의 유료사이트이며 브랜딩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브랜딩에 사용되는 시각언어들을 보며 전체적인 디자인 흐름을 볼 수 있어 좋다.


대학교 재학 당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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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은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 중 가장 마음에 아끼는 작품 3개와 그 작업을 한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디자이너 이름을 모른다면 공백으로 남겨두시면 됩니다.)

2015: 한글만다라안상수, AIGA DetroitStefan Sagmeister, Target brandingPDCO
2022: MIT Media LabPentagram, London Symphony OrchestraSUPERUNION, BOXGM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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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관심있는 디자인 영역 3가지와 당신의 주변에서 많이 관심을 가지는 디자인 영역 3가지는 무엇인가요?

2015: 내가 관심있는 영역 - 그래픽 디자인, 편집 디자인, 브랜딩 / 주변에서 관심이 많은 영역 - 모션그래픽, 브랜딩, 편집디자인
2022: 내가 관심있는 영역 - 그래픽 디자인, 글꼴 디자인, 모션 포스터 / 주변에서 관심이 많은 영역 - 브랜딩, 글꼴디자인, 그래픽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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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인 디자이너가 있으신가요? 롤모델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5: Stefan Sagmeister
당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흔히 말하는 스타 디자이너이었다. 또한 201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도 하였었다. 원래도 이름을 알고 작품을 좋아한 디자이너였지만 전시를 보고 더 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스스럼없이 넘나들며 매 작품마다 너무 심각하지 않으나 기발하며 재미있는 그의 디자인 방식이 참 매력적이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이는 8년이 지난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2022: 안상수 디자이너
2017년부터 약 5년 동안 선생님 옆에서 일하였다. 70이라는 나이에도 디자인 앞에서 늘 뜨거운 열정적인, 자신의 작품 퀄리티를 위하여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쓰는 모습만으로도 담고 싶은 디자이너이다. 2017년 이전에는 그저 한글을 사용하여 다양한 작업을 하는 선배 디자이너이었지만, 옆에서 보고 느낀 그는 이제 나에게 너무나 큰 산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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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끼는 디자인 관련 도서는 어떤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2015: FULLY BOOKED - Ink on PaperGestalten
당시 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전세계 작품들이 모아져있는 책이다. 대학교 3학년에 이 책을 샀고, 컴퓨터 옆에 두고 여기 나오는 좋아보이는 작품들을 많이 따라하였었던 기억이 있다.
2022: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안그라픽스
글꼴 디자인과 관련한 책이다. 그러나 최정호 선생님의 당시 상황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글꼴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에게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글꼴이라는 시각언어를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다루어야 할지 가르쳐준 일종의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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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어떤 형태로 일을 하실 계획인가요? (창업, 프리랜서, 입사 등)

2015: 당시 친하게 지내던 디자이너 친구 4명이 있었다. 세명은 나와 같은 연도 졸업 예정이었지만 한 명이 그다음 연도 졸업 예정이었다. 하여 우리는 졸업하고 개인사업자로 일을 하다 모두 졸업하면 모여서 함께 일을 하기로 하였었다. 모여서 일을 할 때는 한 회사가 아닌 개인사업자 4개의 회사가 프로젝트마다 필요에 따라서 모였다 해쳤다를 반복하는 점조직의 형태를 꿈꾸었었다. 조금 씁쓸하지만 현재 4명 중 디자이너로 남아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2022: 아직 뾰족한 방향성은 못 잡았지만 작고 불안정하더라도 하나의 스튜디오를 할 생각이다. 사실 알고 있는 클라이언트가 다수 있어 돈은 어느 정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안전장치는 있다. 문제는 어떤 방향, 어떤 방법론의 작업을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일지 아직 미정이다. 졸업할 때까지 구체적인 방향성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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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 나가서 일을 함에 어떤 사항이 가장 크게 걱정되시나요?

2015: 야근이었다. 종종 졸업한 선배들이 놀러 와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며칠 동안 집을 못 단다', '회사에서 살고 있다'와 같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하여 이것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막상 회사에 들어갔을 때,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내 모자란 실력에 화를 못 이기고 야근을 하였었다. 심지어는 상사가 억지로 퇴근을 시켰고, 나는 파일을 챙겨 집에 가서 작업을 계속하였던 기억이 있다. 야근은.. 본인 욕심에 의한 선택사항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2022: 사람과 프로젝트가 걱정이다. 혼자 하는 디자인에는 한계가 있다. 나와 소통이 잘 되며 함께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는 동료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버려 내 옆에서 함께 호흡할 동료가 누가 될지가 가장 큰 걱정이다. 또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프로젝트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미래를 만들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는 만나기 어렵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