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과 인연이 많고 모든 도형 중 원을 가장 좋아하는 Graphic Designer 이우용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2008-2015년 대학교에서 2015년부터 현재까지 디자인을 해오면 겪었던 제게 있어 특별한 일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2002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였던 시기는 15살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흔한 중2병을 겪으며 진로를 미술로 선택하였습니다. 이 결정이 어찌어찌 이어져 현재의 제 직업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공부가 하기 싫었고 남들과는 다른게 하고 싶어서 한 지극히 가벼운 결정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보잘것없는 결정이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첫 선택이었습니다.
2014
어찌어찌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여2008 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소중한 스승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으로 타이포그래피와 글자의 개념을 알려준 박우혁 선생님과 이충호 선생님,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자세를 가르쳐준 서기흔 선생님을 보며 내가 되고 싶은 디자이너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3학년부터 소중한 17명의 동료들과 팀을 이루며 남들과는 다른 졸업전시를 준비하게 됩니다. 서기흔 선생님의 지도 아래 17명이 하나의 팀으로 2년 동안 공동 졸업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개'를 주제로 한 다양한 글쓰기 및 조형실험을 하였고, 수많은 작업들이 쌓이며 여러 사람들의 관심으로 3번의 초대전팔레 드 서울, 순천만 정원, 송도 해돋이 공원과 1번의 졸업전시서울시청 시민청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작업은 졸업 이후에도 2015년 세종문화회관, 2016년 수원생생공화국, 2020년 디자인하우스 모이소에서 초대받아 추가적으로 전시를 하였습니다.
이런 다소 특이하였던 졸업전은 졸업 후 8년이 지난 지금도 제 포트폴리오에 남아있으며, 저한테는 너무나 특별한 기억입니다.
전시
전시
2016
2015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교수님과 지인들의 소개로 일을 받아서 하다, 선배를 통하여 안그라픽스1985~라는 디자인 회사에 입사 제안을 받게 됩니다.
저에게 있어 안그라픽스는 디자인 공부를 하기 좋은 교과서를 만드는 디자인 회사이자 안상수라는 대선배가 만든 회사였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들과 하고 싶던 방향성이 있었지만 안그라픽스는 대학교 시절 선망하였던 디자인 회사 중 하나였기에, 이 제안에 대한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다만 입사를 하며 2가지 목표를 가지고 입사하였습니다.
목표
1. 내 이력서에 안그라픽스를 넣는다.
2. 안상수 디자이너의 디렉팅을 받는 프로젝트를 해본다.
1번의 내용을 위하여 최소 1년은 일하며, 2번의 내용을 달성하기 힘들고 일에 대한 재미가 떨어지면 미련없이 나와서 기존에 하려던 것을 한다.
목표
1. 내 이력서에 안그라픽스를 넣는다.
2. 안상수 디자이너의 디렉팅을 받는 프로젝트를 해본다.
1번의 내용을 위하여 최소 1년은 일하며, 2번의 내용을 달성하기 힘들고 일에 대한 재미가 떨어지면 미련없이 나와서 기존에 하려던 것을 한다.
2016년 4월에 안그라픽스 입사 후 2016년 말에 처음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내외부 디자이너들과 경쟁하여 프로젝트를 따내게 됩니다. 그전까지는 누군가의 소개로 연결된 일을 하거나 회사에서 주는 일을 하였던 반면 처음으로 비딩이란 시스템을 통하여 다른 디자이너들과 경쟁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화재에서 후원하는 장애인 음악회로 호암아트홀에서 진행한 『Poco a Poco』라는 음악회의 디자인으로, 지금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디자이너로서 첫 비딩을 따낸 프로젝트로 기억에 많이 남는 작업입니다.
Poco a Poco
Poco a Poco
2017
2017년 중순, 입사하며 잡았던 두 가지 목표 중 첫 번째는 이루었고 두 번째 목표인 안상수 디자이너의 디렉팅을 받는 프로젝트를 해본다는 목표에 대한 고민이 생기며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한 의문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하여 생각이 많아지던 중, 평소 페이스북에 올리던 개인작업 중 하나에 안상수 선생님이 글을 달며 회사 내 저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개인작업
개인작업
그저 스스로 정체되지 않기 위하여 틈틈이 해왔던 개인 작업,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한 단 한 번의 소통으로 회사 내 저의 부서가 이동하게 됩니다. 회사 입사 당시 정하였던 두 번째 목표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안상수 선생님의 디렉팅을 받는 첫 프로젝트로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인 기어 와 안상수 선생님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정해졌고, 저는 이 프로젝트를 일종의 테스트로 생각하며 노력하였습니다. 당시 안그라픽스 내에는 안상수 선생님의 디렉팅을 받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하는 디자이너가 많았기에 이 프로젝트 이후에도 디렉팅을 받기를 원하면 이 한 번의 기회로 나라는 디자이너를 증명하여야 하였습니다.
Gear Wath face
Ahn Sang-Soo X Samsung Grar Watch Face
Gear Wath face
2020
2019년 말에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의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라는 프로젝트에 경쟁 피티에 참여하였고,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처음으로 십만 단위의 부수를 작업하였던 프로젝트입니다. 캠페인 아이덴티티 구축부터 지도, 가이드북, 리플릿을 중심으로 한 각종 홍보용 굿즈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제가 필드에 나와 일을 시작한 시점은 이미 종이 작업물은 축소되기 시작한 이후여서 십만 단위의 부수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만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필드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는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작 부수가 많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히 작업하여야 하였고 제작 단가를 고려한 제작 방식 선택 및 디자인이 필요하였습니다. 또한, 국·영·중·일 4개 언어로 디자인 한 첫 프로젝트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여 제작 감리 시 며칠을 인쇄소에서 먹고 자며 고생하였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2021
2017년 겨울, 안상수 선생님께 네이버에서 미팅을 요청하였습니다. 우리가 나눔글꼴이라고 알고 있는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에 대한 총괄 디렉팅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상수 선생님의 디렉팅 아래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와 협업하며 당시 글꼴 현황, 기술에 대한 리서치를 하였고 화면에 사용할 본문용 글꼴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화면용 본문 글꼴을 디자인하기 위하여 화면 글꼴의 역사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였고, 글꼴의 세세한 방향성과 프로젝트의 기조를 설계하며 디자인하였습니다. 이후 추가적인 리서치와 워크숍, 부리 글꼴에 대한 사용성조사를 하며 해당 내용들을 영상화하였습니다. 이런 작업들은 디자인을 함에 단순히 직감적으로 글꼴을 선택하였던 스스로의 무지함을 느끼며 글꼴에 대한 여러 지식 및 글꼴 운용의 방법이 확장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 '마루 부리'라는 이름으로 중간 굵기의 시험판을 공개하였고 양 3만여 명이 참여한 사용성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사용성 조사를 바탕으로 시험판을 수정 및 보완하여 2021년 '마루 부리' 5종을 배포하였습니다. 배포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아 『타이포잔치 2021:거북이와 두루미』에 참여하였고, 리서치 내용을 정리하여 『네이버 한글 캠페인 마루 프로젝트를 위한 화면 속 한글꼴 디자인 변화 연구』란 제목으로 기초조형학연구에 소논문을 투고하였습니다.
마루 프로젝트
네이버 마루 프로젝트 소개 영상마루 프로젝트
부리 글꼴 사용성 조사
'한글한글한 부리 글꼴' 온라인 스티커 제작 워크숍
마루 글꼴 전문가 워크숍
마루 부리 시험판을 소개합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7년간 일해오며 느껴온 현실의 한계, 점차 정체되어가는 나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경험한 네이버 마루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긴 호흡의 프로젝트로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프로젝트였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진행하였던 소논문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늘 한쪽 마음에 품고 있었던 대학원에 대한 갈증에 불을 붙였습니다. 네이버 마루 프로젝트 내 제가 담당하였던 부분의 일들을 모두 마무하고 2021년 11월에 퇴사를 하며 202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로 원서를 접수하였습니다.
2022
현재 저는 학교를 다니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듣는 수업은 주로 이론 수업으로 디자인을 하는 방법보다는 생각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며 학교 외적으로 프리랜서로 일을 받아서 몇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입학 전부터 계획하였던 형태였습니다. 학교에서는 현장에서 배우기 힘든 이론적 깊이를 더하고 프리랜서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하였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향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프로젝트를 조금 많이 진행하고 있어 조금은 무리가 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일을 하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어 원하는 공부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었고, 진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 같습니다.